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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 사진 보기확대 사진 보기[뉴스엔 한정원 기자]

미스코리아 출신 방송인 이지안이 “아역 배우로 활동할 때 에로영화에 출연한 적 있지만 무슨 내용인진 몰랐다”고 말했다.

10월 24일 방송된 SBS플러스 ‘쩐당포’에서 이지안은 아역 배우로 활동하며 에로영화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이지안은 “어렸을 때부터 아역 배우로 활동하며 광고를 200편 넘게 찍었다. 5살부터 초등학교 졸업할 때까지 하루에 2~3개씩 쉬지 않고 찍었다. 에로 영화에도 출연한 적 있다. 변강쇠 여자친구 옹녀 어린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지안은 “내가 활영할 땐 이상한 장면이 없어서 몰랐다. 내가 논밭을 지나가면 고추, 가지, 오이가 후드득 떨어졌다. 뭔 뜻인지 몰라서 엄마한테 물어봤는데 대답을 회피하더라. 나중에 알았다”며 웃었다.(사진=SBS플러스 ‘쩐당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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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LA 다저스 투수 워커 뷸러가 월드시리즈에서도 ‘가을 호투’를 이어갔다.

다저스는 24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뷸러의 호투를 앞세워 탬파베이 레이스를 6-2로 이겼다. 다저스는 7전4선승제의 시리즈에서 먼저 2승(1패)을 챙겼다.

뷸러는 이날 6이닝 3피안타 10탈삼진 1사사구 1실점 호투로 2차전 팀 패배 아쉬움을 털어냈다. 4회까지 노히트 피칭으로 완벽투를 이어간 뷸러는 월드시리즈에서 두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한 역대 7번째 다저스 투수가 됐다. 6이닝만으로 두자릿수 탈삼진을 달성한 투수는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역사상 뷸러가 처음이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뷸러는 5경기에 선발 등판해 2승무패 25이닝 1피홈런 39탈삼진 5실점 평균자책점 1.80 호투를 펼치고 있다. 점차 소화하는 이닝이 많아지고 있는데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는다. 현지 매체는 뷸러를 7차전까지 갈 경우 7차전 선발로 예상했다.

뷸러는 1회 오스틴 미도스를 1루수 땅볼 처리한 뒤 2회 2사까지 4타자 연속 탈삼진을 기록했다. 2회 2사 후 조이 웬들은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3회 1사 후 케빈 키어마이어에게 볼넷을 허용하면서 퍼펙트는 무산됐지만 마이크 주니노를 3루수 앞 병살타 처리하면서 손쉽게 이닝을 마쳤다. 4회에는 탈삼진 1개를 솎아내며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2회에 이어 5회에도 최지만은 삼진 처리한 뷸러는 5회 1사 후 마누엘 마고에게 2루타를 맞아 첫 안타를 내줬다. 이어 2사 2루에서 윌리 아다메스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하면서 실점했다.

뷸러는 6회 피안타 1개를 추가했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위력을 잃지 않았고 6-1로 앞선 7회 블레이크 트레이넨과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93개(스트라이크 67개+볼 26개)였다.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스포테이너 전성시대다. 연예인 못지않은 다양한 재능과 끼를 내세워 방송 활동을 하는 운동선수를 흔히 볼 수 있다. 더 이상 이들의 활약이 어색하지 않게 다가온다.

스포테이너 시대를 연 ‘원조’는 강호동이다. 이제는 씨름선수 이미지가 전혀 생각나지 않을 만큼 톱 예능인으로 활동 중이다. 이후 안정환, 서장훈, 김연경, 박세리, 이영표, 현주엽, 김동현 등 다양한 스포츠 스타들을 안방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스포테이너의 ‘예능 춘추전국시대’ 속에서 빛을 보는 이가 있으니, 시대를 풍미한 농구스타 서장훈이다. 그는 5년 전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주가를 높였지만 “난 연예인이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그는 잘나가는 연예인으로 활약하고 있다. 예능 ‘아는 형님’, ‘미운 우리 새끼’, ‘연애의 참견’, ‘무엇이든 물어보살’ 등 여러 예능에서 메인 MC로 활약 중이다.

서장훈의 매력은 정곡을 콕 찌르는 재치 만점, 그리고 공감을 주는 멘트다. ‘연애의 참견’, ‘무엇이든 물어보살’에서 파격적인 보살 분장을 한 채 사연의 주인공들에게 뼈와 살이 될 만한 현실적이고 냉철한 조언을 건넨다. ‘미운 우리 새끼’, ‘아는 형님’ 등에서는 건물주, 이혼 같은 이야기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며 친근미를 더한다.


축구 스타 안정환도 방송인으로 종횡무진한다. 안정환은 아들 리환과 2014년 ‘아빠 어디가’에 출연해 방송 활동에 시동을 켰다. 이후 ‘마이리틀텔레비전’을 비롯해 ‘냉장고를 부탁해’ MC로 자연스러운 진행을 선보였다. 현재 ‘뭉쳐야 찬다’의 어쩌다 FC 감독을 맡고 있다. MBC ‘안싸우면 다행이야’에서는 이영표와 티격태격 케미를 발산, 파일럿에서 정규 편성 되기까지 공을 세웠다. 꽃미남 축구 선수에서 어느덧 이웃집 아재가 된 그는 툭툭거리면서도 솔직한 화법으로 재미를 주고 있다.


종합격투기 선수 김동현은 링 위에서는 파이터의 카리스마를 보여줬지만 예능에서 180도 다른 엉뚱한 허당 매력을 뽐낸다. ‘대탈출’, ‘플레이어’, ‘팔아야 귀국’, ‘텔레비전에 그게 나왔으면’, ‘내 안의 발라드’, ‘캐시백’ 등에서 활약했다. 현재 ‘뭉쳐야 찬다’, ‘집사부일체’, ‘놀라운토요일-도레미마켓’에서 고정 멤버로 나온다.


여자 스포츠 스타들의 예능 활동도 빠질 수 없다. ‘식빵 언니’ 김연경은 현역 선수지만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놀면 뭐하니?’, ‘집사부일체’, ‘언니들의 슬램덩크’, ‘밥 블레스 유’, ‘아는 형님’, ‘나 혼자 산다’ 등 다수의 예능에 출연했다. 연봉 플렉스도 능청스럽게 행하는 차진 입담이 특기다.

김연경은 엑스포츠뉴스에 “처음에는 운동선수가 방송에 나가는 것에 대해 나도 많이 걱정했다. 하지만 방송을 통해 평소 모습을 보시고 좋아하시는 팬분들을 보고 생각이 바뀌게 됐다. 내게 예능이란 다른 방식의 팬들과 대화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맨발 투혼으로 국민들에게 감동을 준 골프 여왕 박세리는 최근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이른바 부자 언니, 리치 언니로 활보하고 있다. ‘나 혼자 산다’에서 럭셔리한 집에서 반려견들과 시간을 보내거나 TV 마니아로서 소탈한 반전 면모를 자랑했다. 최근 ‘노는 언니’에서 한유미, 남현희, 정유인, 곽민정 등 스포츠로 공감대를 이룬 멤버들과 어우러져 웃음을 자아낸다. “계속 먹으면 소화 돼”와 같이 먹을 것을 앞에 두고 내뱉는 어록을 비롯해 연애관, 결혼관도 진솔하게 밝히는 등 털털하고 시원시원한 성격이 화제다.


이 외에도 김세진, 이영표, 손연재, 남현희, 허재 등 종목을 불문한 스포츠 스타 출신들이 시청자와 만나고 있다. 김세진은 ‘아내의 맛’에서 아내 진혜지와 부부 일상을 공개했고 허재는 ‘자연스럽게’, ‘뭉쳐야 찬다’, ‘정글의 법칙’,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서 호탕한 매력을 발산했다.

이영표는 ‘안 싸우면 다행이야’에서 완벽한 해설위원 뒤에 숨겨진 모든 게 처음인 순수미를 방출했다. 김명진 PD는 엑스포츠뉴스에 “이영표 위원이 아직 보여주지 않은 매력이 많이 있더라. 시청률이 워낙 잘 나와 정규 편성이 되는 데 두 분이 큰 역할을 했다. 의외로 허당미가 있다. 일하러 가야 하는데 꽃게를 보러 가는 등 순수한 점이 매력”이라고 짚었다.

운동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예능도 접수한 스포테이너들은 방송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었다. 다양한 장르에서 예능인 못지 않은 예능감을 발산하는가 하면 그동안 알지 못한 반전 매력을 엿보게 한다. ‘노는 언니’, ‘뭉쳐야 찬다’ 등 스포츠 출신들이 주인공인 예능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의 활약은 비슷비슷한 출연진과 콘셉트에 식상함을 느끼는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줘 긍정적으로 여겨지고 있다.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의 경기 모습. [W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삼성생명과 신한은행의 경기 모습. [W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이 인천 신한은행을 25점 차로 대파하고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삼성생명은 23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KB국민은행 Liiv M 2020-2021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신한은행과 원정 경기에서 90-65로 크게 이겼다.

2승 2패가 된 삼성생명은 청주 KB, 부산 BNK, 신한은행과 함께 나란히 2승 2패로 공동 2위가 됐다. 단독 1위 아산 우리은행(3승 1패)과는 1경기 차이다.

반면 신한은행은 개막 2연승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2연패를 당했다.

전반까지 47-36, 11점 차로 앞선 삼성생명은 3쿼터 들어 윤예빈, 김단비 등의 공격이 불을 뿜어 점수 차를 20점 이상으로 벌린 끝에 낙승했다.

삼성생명 윤예빈이 20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고 배혜윤(14점·10리바운드), 김보미(13점·11리바운드), 김한별(12점·10리바운드) 등 세 명이 더블더블을 달성하며 일방적인 승리를 거뒀다.

신한은행에서는 김단비가 23점을 넣어 양팀 최다 득점으로 분전했다. 신한은행 김단비와 이름이 같은 삼성생명 김단비는 13득점을 했다.

emailid@yna.co.kr

[경향신문]
2020년, X세대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한국의 X세대는 1990년대에 20대였던 1970년생, 현 40대(2020년 기준 832만명)를 지칭한다. 미디어에서는 1990년대 콘텐츠가 쏟아진다. X세대 유행가가 흘러나오고, 영화·드라마 속 주인공은 여전히 90년대 배우다. 70년대생이 장악한 탑 티어 MC 순위는 20년째 변동이 없다. TV를 보던 10대가 ‘요즘은 온통 늙은이 세상’이라고 푸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X세대는 대중 소비문화의 전면에 서 있다.

그런데 X세대는 문화 분야에만 보인다. 정치와 경제, 사회 분야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한국사회의 주도권은 여전히 586세대(민주화 세대)가 쥐고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40대는 잊힌 세대다. 총선에서도 청년비례는 40대를 건너뛰고 ‘2030’의 몫이다. 지난해 ‘다른 세대 대비 주목도’를 조사한 여론조사에서 40대 응답자의 71%가 다른 세대에 비해 자신들이 “주목받지 못한다”고 답했다.(메디치미디어 피렌체의 식탁·한국사회여론연구소) 일각에서는 X세대를 586세대의 ‘종속적 하위 파트너’로 분류한다.

X세대의 아이콘 ‘서태지와 아이들’  / 경향db
X세대의 아이콘 ‘서태지와 아이들’ / 경향db


권위주의 트라우마
586에 밀리고 밀레니얼 세대에게 치이는 ‘조연’이지만 정치적 색깔은 어느 세대보다 선명하다. 40대는 가장 뚜렷한 진보 성향을 지닌 집단이다. 민주화 세대인 1960년생보다 진보적이다.(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16’) 문재인 정부와 집권당의 가장 단단한 지지층도 현 40대다. 조국 사태, 인국공, 부동산값 폭등, 의료 파업과 같은 정부 여당발 악재와 공정 논란 속에서도 40대의 지지는 흔들리지 않는다. X세대는 왜 진보를 택했나. 무엇이 그들을 진보로 만들었나.

김미영(가명·46)씨는 1974년생이다. 학력고사로 대학에 가던 시절이었다. 입시 과열로 한 해 50명 넘는 학생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86년 한 여중생이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떠났고, 3년 뒤 같은 제목의 영화가 극장에 걸렸다. 그 사이 민주화가 이뤄졌고 87체제가 들어섰다. 전교조가 생겼고, 학력고사 대신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도입됐다.

김씨도 치열하게 대학 진학을 준비했다. 하지만 부모가 대입을 반대했다. ‘여자가 대학 가봐야 혼기만 놓친다’는 이유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1년을 방황하고 설득한 끝에 ‘전문대는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고 1993년 첫 수능에 도전했다. 학력고사 세대였던 김씨는 첫 수능세대가 됐다. 여름과 겨울 두 차례 시험을 봤는데 학력고사보다 쉽게 느껴졌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다. 지역 4년제 국립대학에 갈 수 있는 점수였다. 그럼에도 부모는 전문대를 고집했다. 결국 김씨는 3년제 전문대(94학번)에 입학했다. 김씨는 지금도 4년제를 포기한 당시의 선택을 후회한다.

대입 과정에서 김씨는 한국사회에 만연한 권위주의에 반발심이 생겼다. 김씨는 보수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학교에서는 체벌과 폭력을 겪었다. 학창시절을 지나고 나니 권위에 대한 복종이 자연스럽게 몸에 뱄다. 김씨는 말한다. “집, 학교 모든 게 다 권위적이었어요. 정말 싫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길들여졌더군요. 부당한 일에도 거부하거나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 돼 있더라고요. 대학 졸업하고 사회에 나와서는 성희롱에 갑질, 다 당했죠. 그런데도 아무 말 못 했어요. 그때 다짐했어요. 절대 윗세대처럼 권위적인 인간은 되지 않겠다고.”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한 장면 / 경향DB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한 장면 / 경향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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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과 맞물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터졌다. 김씨는 치과 사무직으로 취업을 했는데 1년짜리 계약직이었다. IMF 외환위기 이전 43%였던 비정규직 비율은 1997년 45%대로 올랐고, 2000년에는 52%까지 치솟았다. 이후 중소기업 사무직으로 이직한 뒤 김씨는 비정규직의 삶을 살았다. 해가 바뀔 때마다 1년짜리 근로계약서를 썼다. 한 직장에서 10년을 근무하고도 퇴직금 한푼 받지 못했다.

열악한 노동환경이 김씨를 정치로 이끌었다. 사회에 나오기 전에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김씨는 “온갖 차별 속에서 쉴 틈 없이 일했다”며 “이렇게 먹고살아야 하는 세상을 내 자식에게는 물려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당원인 김씨는 적극적인 SNS 활동을 하면서 정부 여당에 힘을 보탠다. “세상을 바꿔야 하는데 보수는 아닌 것 같다. 진보를 통해 탈권위적이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게 우리 세대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2020’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1995년 회사와 맞짱 뜨는 용감한 친구들’ 여성 말단 사원의 내부 고발기를 그린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의 카피 문구다. 주인공은 실업계 고교 출신 여직원으로 폐수를 유출하는 회사의 비리를 고발하고 진실을 밝혀나간다. 부산에서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94년부터 직장 생활을 했던 1974년생 박희윤씨(가명·46)는 이 영화를 어떻게 볼까.

박씨는 ‘90년대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판타지’라고 생각한다. 기업 홍보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박씨는 직장생활을 하는 내내 성희롱과 각종 부조리를 겪었고 지켜봤다. 박씨의 동창 대부분은 중소기업 경리로 일했는데 하나같이 비슷한 경험을 털어놨다. 박씨는 “성추행이 발생해도 ‘네가 나빠’라는 분위기였다”며 “회사에서 어떤 일을 겪어도 고졸 여사원이 목소리 내기 힘든 구조였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박씨는 ‘자유로운 X세대’라는 수식어가 불편하다. 박씨는 “윗세대가 보수적이니까 상대적으로 튀어보였을 뿐 내 20대는 돈 벌기 위해 참고 견뎌야 했던 시절”이라며 “나 같은 고졸 여성에게 X세대 문화는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에게 들어서 알게 된 간접적인 경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당시 사회에 나간 여성에게는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1976년생 이영주씨(44)는 1999년 대형 통신사 콜센터에 취업했다. 당시 관리직 남자 상사들은 아무렇지 않게 성희롱을 했는데 누구 하나 나서지 않았다. 이씨 자신도 제지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속으로 ‘아이고 미친놈’ 내뱉고 삭였다. 대학 시절 백화점에서 알바할 때는 상사가 이씨가 좋다며 집까지 찾아왔다. 정말 싫었지만 순간 ‘거절하면 이제 출근 못 하나’라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한다. 그런 시절이었다.


박희윤씨와 이영주씨 모두 진보를 지지한다. 과거와의 결별을 위해서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사원들의 활약이 2020년에는 현실이 되길 바란다. 민주화를 위해 싸운 윗세대의 선의를 믿고 그들이 모인 정당에 표를 준다. 정부 여당의 모든 정책이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큰 틀에서 변화가 있으려면 진보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서거 이후에는 진보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 40대, 그중에서도 여성의 진보적 정치성향이 두드러진다. 학계에서는 민주화 이후 세대에서 여성의 진보적 정치성향이 짙게 나타나는 이유를 “과거의 가부장적 정치·사회적 문화에서 벗어나 여성의 교육수준과 경제활동의 향상, 탈물질적 가치 및 페미니즘의 영향’에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세대균열의 이면, 세대 내 이질성에 대한 연구’, 한국정치학회보)

X세대에 자리 잡은 진보
독일 사회학자 만하임은 세대의 동질성을 코호트(cohort)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만하임은 동일한 시기의 태어난 동년배 집단, 코호트는 성장기에 유사한 정치·사회적 경험을 하고 동질적인 태도를 갖게 된다고 본다. X세대는 어떤 코호트 효과를 공유할까. X세대가 성장한 1980·1990년대는 정치사적 안정기에 해당한다. 반독재 투쟁이 끝났고, 공산권 붕괴로 냉전이 종식됐다. 윗세대와 달리 싸워야 할 ‘거악’이 사라진 20대의 관심은 ‘개인’과 ‘자유’에 쏠렸다. 1977년생 95학번 선주영씨는 “학교에 가면 누군가 계단 밑에서 ‘투쟁’을 외쳤지만 대부분 관심을 주지 않았다”며 “문학부 동아리에 가입하려고 했더니 한 선배가 ‘<태백산맥>을 읽었느냐. <태백산맥>도 안 보고 무슨 문학부냐’고 면박을 줬는데 오히려 그 선배를 이해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파워볼

개인주의에 대한 몰두는 탈권위주의로 이어져 X세대에 깊이 각인됐다. ‘공권력에 대한 세대별 인식조사’에서 X세대는 공권력을 가장 기피하는 세대로 조사됐다. ‘공권력은 어떠한 경우에도 존중되어야 한다’ 의견에 X세대는 5점 만점 중 2.51점으로 20대를 포함한 모든 세대를 통틀어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문화사회학으로 바라본 한국의 세대연대기’, 최샛별)

X세대의 성장기에 경제는 호황을 누렸다. 3저(저유가·저금리·저달러)를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했고, 3S(스크린·스포츠·섹스) 정책이 시행되면서 즐길거리가 확산됐다. 여권 발급 제한 폐지로 해외 배낭여행이 자유로워졌다. 세계화·정보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문화가 밀려들어왔다. X세대는 소비를 통해 문화를 향유하는 첫 세대가 됐다. 한국종합사회조사(KGSS)를 토대로 1970년대생을 분석한 윤호영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학부 교수는 “70년대생은 문화와 소비를 중요시하는 성향이 짙고 본인이 재미있어하는 것에 파고드는 덕후기질이 있다”며 “586세대와 다르게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를 중요시하는 데 이런 성향이 X세대의 발전 동력”이라고 말했다.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 현장 / 권호욱 기자
제19대 대통령 선거 마지막 유세 현장 / 권호욱 기자


고도성장기는 1997년 IMF 외환위기와 함께 끝났다. 한국은 저성장 사회로 진입했고, 노동시장 이중구조가 심화하면서 불안정 노동이 확산했다.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은 X세대는 이른바 ‘경제적 좌표’를 상실했다. 그동안 경제적 안정과 풍요로운 삶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X세대의 전체 생애 소득은 이전 세대보다 감소했다. 이후 X세대는 생존을 위해 조직에 순응하고 개인의 경쟁력 강화에 몰두하는 새로운 면모를 보인다.

김성윤 문화사회연구소 연구원은 탈권위를 지향하고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중시하던 세대가 조직보위 논리에 함몰됐다고 분석한다. 이 때문에 ‘열정페이’를 비롯한 노동 착취 문제, 위계에 의한 성폭력, 조직 내 부조리와 같은 ‘구악’을 마주하고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마땅히 90년대에서 논의됐어야 할 사안들, 예컨대 표현의 자유와 페미니즘 같은 문제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지금까지 같은 문제가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며 “특정 세대가 책임질 사안은 아니지만 적어도 90년대 문제에 대한 시대적 청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IMF 외환위기라는 파고 속에 X세대는 가장 순응적인 세대가 됐지만 그렇다고 보수화된 것은 아니다. 김호기 교수(연세대 사회학과)는 X세대가 ‘시장적 개인주의’와 기존의 ‘감성적 개인주의’를 결합한 복합적인 내면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신자유주의적 경쟁을 인정하고 각자도생을 하는 한편 과도하고 비인간적인 부분은 거부하고 비판하는 성향을 함께 보인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특성은 정치적으로 진보를 지지하는 형태로 표출된다. 김 교수는 “성장기에 민주주의의 본질인 개인주의를 체득했기 때문에 내면에 깊게 각인됐다”며 “40대는 여전히 민주주의에 친화적인 세대이자 가장 진보적인 세대”라고 말했다.실시간파워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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